2009년 04월 22일
프로야구 중계권 분쟁 - 케이블 채널만 욕먹을 일인가?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이 결렬되면서 케이블 스포츠 채널에서 야구 중계가 중단되었습니다. 오늘 중계권 대행업자인 에이클라와 케이블 드라마 채널인 디원티브이의 계약으로 디원티브이를 통해 방송이 나갔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괜찮은 영상이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화면이 아무래도 뭔가 부족하며, 특히나 선수 기록이나 볼카운트조차 자막 처리하지 못하는 화면은 시청의 재미를 반감시켰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야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스포츠인데다가 시즌 중에는 제 고향 팀인 한화의 거의 전경기를 시청하곤 했는데, 그렇게 기다리던 프로야구 개막 후에도 중계가 끊겨 상당히 가슴이 아프네요. 인터넷을 보면 많은 분들이 프로야구 중계 중단으로 인해 케이블 채널(특히 SBS)에 대한 비난을 많이 하시더군요.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블로깅을 잘 안 했는데 이에 대해 여기 저기서 주어 들은 이야기로 제 생각을 풀어볼까 합니다.

오늘 디원티브이 중계장면
(출처 : 스포츠서울)
논란의 핵 IPTV
우선 케이블 TV의 중계 과정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스포츠 영상의 저작권은 KBO에 있습니다. 중계를 위해서는 방송사가 KBO에서 중계권을 구입해야 합니다. 현재 KBO는 공중파를 제외한 중계권의 행사 대행을 에이클라라는 회사에 위임하였고 에이클라는 KBO에 비용을 지불하였기 때문에 케이블 채널은 중계권을 에이클라를 통해 구매해야 합니다. 작년 같은 경우는 스포츠 채널 4개 회사가 각 채널 당 17억의 비용을 책정하였고, 이 중 1억원을 수수료로 돌려 주어 16억이 되었는데 이 수수료라고 하는 것은 스포츠 채널이 제작한 영상을 타 매체에 재판매한 수익을 일부 배분한 것입니다. (이른바 더티피드라고 하는 화면에 해설과 자막 등의 작업에 대한 금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판매한 곳이 정확히 어딘지는 모르겠습니다. 네이버나 곰TV라고 알고 있었는데 에이클라는 보도자료에서 포털은 KBO에서 직접 판매하였다고 밝히는 걸 보니 아마 곰TV가 아닐까 싶네요.)
그럼 작년에 무리 없이 방송했던 상황에서 올해는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우선 에이클라는 중계권료 19억원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면서 5억원을 수수료로 돌려주겠다고 제안하였는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 5억원의 수수료에는 바로 IPTV에의 재판매도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IPTV에 판매하는 금액은 네이버나 곰TV에 판매하는 금액에 비해 상당히 비쌀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에이클라의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작년에 비해 꽤 올려서 실제 내야 하는 금액을 줄여 줬으니 충분히 경기가 나빠진 것도 반영한 셈이라고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케이블 TV 입장에서는 실제로 광고 수입이 줄기 때문에 중계권료는 더 낮춰야 하며 IPTV의 재판매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IPTV는 엄청난 마케팅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유치 및 수익 창출에 난관을 겪고 있는데 이 원인을 보도 채널과 스포츠 컨텐츠의 부재라고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포츠 컨텐츠 확보를 위해 노력을 하는데 기존의 스포츠 채널들은 IPTV와의 컨텐츠 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고 상당히 높은 액수를 불러 협상이 거의 지지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물론 이에 대해 스포츠 채널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만) 그 와중에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 없이 자신들이 제작한 컨텐츠가 IPTV를 통해 방영된다는 것에(KBO가 경기에 대한 저작권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IPTV는 케이블 TV와 같은 시장은 놓고 경쟁하는 사이이고, 컨텐츠가 IPTV를 통해 방영된다면 케이블 TV의 시청률을 깎아 먹는 결과가 됩니다. 따라서 케이블 채널 입장에서는 IPTV를 통해 방영함으로써 시청률 저하로 입게되는 손해보다 컨텐츠를 팔아서 얻는 수익이 크지 않으면 IPTV에는 컨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더군다나 컨텐츠 제작자인 케이블 채널과 달리 각 지역에서 케이블 TV 사업을 운영하는 SO들은 IPTV 가입자가 느는 것 자체가 손해이기 때문에 역으로 컨텐츠 공급을 제한하도록 압력을 넣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블 채널에 수익이 거의 없으면서 IPTV를 통해 중계가 이루어지는 것은 케이블 채널들로서는 정말 피하고 싶은 상황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반대로 거액의 중계권을 사온 에이클라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은 바로 IPTV입니다. 스포츠 컨텐츠에 목이 말라 있고, 자금력도 충분한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중계권을 판매할 매력적인 고객입니다. 경기가 안 좋아서 어짜피 중계권료는 더 이상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새로운 판매로를 확보하고 거기서 최대한 수익을 올리려다 보니 IPTV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프로야구 중계권 협상 일지
(출처: 스포츠조선)
중계를 안 하면 누가 손해인가?
현재 협상이 고착 상태에 빠져 있고 에이클라도 기존 케이블 TV 대신 중계를 할 채널과 매체를 계속 물색하는 상황에서 과연 누가 손해가 누가 이익을 보는가를 따져 보는 것이 이 사태가 과연 결국 어떻게 풀려 나갈 것인가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이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현재 SBS가 욕을 엄청 먹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중계권을 비롯해 각 스포츠 채널의 해외 스포츠 컨텐츠가 스포츠 채널에 어떤 의미인지를 알아 봐야 합니다.
4개 채널의 대표를 맡은 SBS가 역시 욕도 대표로 먹고 있는 이유는 국내 스포츠 중계에 14억 쓰는 걸 아까와 하면서 일본프로야구 중계를 위해 수십억을 쓴다는 것 때문입니다.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도 왜 일본프로야구 중계(정확히 말하면 이승엽의 요미우리 중계)에 매달리는 것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수익입니다. 공중파와 달리 케이블 채널은 프로그램 당 광고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채널 전체의 광고를 한꺼번에 판매한다고 합니다. 즉, 프로그램 하나의 시청률이나 점유율을 보는 것이 아니라 케이블 채널 전체의 컨텐츠를 보고 광고주가 광고를 산다는 것이죠. 그런데 국내프로야구는 광고주들에게 생각보다 매력적인 컨텐츠가 아니라는 것이 케이블 채널 쪽의 이야기입니다.

(출처: 박동희 컬럼)
지난 해 프로야구중계를 보면 시청률과 광고수익은 상관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광고 수익은 프로야구 중계가 아니라 다른 해외 중계 컨텐츠에 의해 결정이 되었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MBC ESPN이 EPL 중계를 위해 엄청난 돈을 쓰지만, 박지성이 활약하는 EPL 중계는 그만큼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인 컨텐츠입니다. 반면 프로야구 중계는 시청률이 올라도 광고 수익과 직결되지는 못했죠. 물론 올해는 프로야구의 인기가 더 상승할 것으로 보여 상황이 달라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SBS가 덜컥 요미우리 중계권을 물러 온 것은 그런 컨텐츠가 갖는 상업적 가치를 보고 판단한 것이고, 비록 욕은 먹고 있지만 요미우리 중계 때문에 광고 완판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즉, 해외 컨텐츠를 충분히 가지고 있는 케이블 채널은 프로야구 중계를 안 해도 큰 타격이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에이클라는 중계를 안 하고 한 경기 한 경기가 지나갈 때마다 손해입니다. 중계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중계권은 공중 분해가 되는 셈이죠. 다른 매체를 찾아 디원티브이를 통해 중계를 했지만, 외주팀을 통한 제작비는 에이클라가 부담했다고 합니다. 천만원 정도 들었다고 했는데 케이블 채널들이 주장했던 제작비를 생각하면 실제는 더 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케이블 채널에 팔려고 한 14억원을 따져 보면 대충 경기당 1000만원에 파는 셈인데, 그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이 됐으니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디원티브이에는 편당 2000만원 이상에 팔아야 하고 디원티브이는 일주일에 1억원 이상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계약 내용은 모르겠지만, 이보다는 적은 금액에 계약을 하고 수익 보다는 케이블 채널들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에이클라에서는 외주팀과 장기계약을 통해 편당 800만원까지 제작비를 낮출 수 있다고 언론에 밝히며 자체 제작 가능성을 흘려 케이블 채널을 더욱 더 압박을 하고 있습니다만... 오늘 디원티브이의 선수 타율과 타점 대신 출신학교와 신체 사이즈가 자막으로 나오고 볼카운트 자막 대신 전광판을 카메라로 보여주는 중계를 보면서 그런 중계가 과연 압박이 될까 싶습니다. 즉, 자막을 제작할 장비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여서 제대로 인력과 장비를 조직해서 장기 중계에 나서려면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죠. 그리고 그 제작비만큼을 보탠 가격에 판매를 할 수 있을지도 따져 봐야 하겠고요.
결국 시간을 끌면 끌수록 손해를 보는 것은 에이클라이고 케이블 채널들은 생각보다 타격을 많이 입지 않으리라 봅니다. 에이클라가 유리한 것은 인터넷 상의 야구팬들이 에이클라를 지지하고 캐이블 채널을 비판하는 등 여론이 좀 더 유리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나쁜 여론에 시달리더라도 실질적으로 케이블 채널들이 입을 경제적인 타격은 적고, 야구 중계의 대체제가 없는 상황에서 다시 나중에 야구 중계를 다시 시작하더라도 시청률의 손해를 볼 거라고는 생각하기 힘들기 때문에 여론의 힘에 떠밀려 케이블 채널들이 에이클라에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도덕적 법적 정당성
SBS를 비롯하여 케이블 채널들이 현재 인터넷 상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데, 과연 케이블 채널의 잘못이 클까요? 아니면 에이클라나 KBO의 잘못이 클까요? 이런 가치 판단은 상당히 미묘한 부분이 있는데요. 우선 케이블 채널과 에이클라의 협상에서 4개사가 공동 행보를 취한 것은 담합이라는 측면에서 지적을 받을 부분이 있습니다. 다만, 4개 채널이 동시에 중계할 때 경기의 인기도에 상관 없이 서로 겹치지 않게 스케쥴을 조정하며 경기 중계를 하여 전 경기를 보여 주는 등 중계에 있어 서로 공평하게 협조하는 분위기였다는 것을 감안할 때, 한 방송국만 돌출 행동으로 따로 협상을 하고 계약을 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실적으로 프로야구를 돌아가면서 같은 경기수를 방송하면서 서로 다른 가격에 계약을 한다는 것은 어렵고 개별 협상이 협상력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판단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로 Xsports는 계약을 했다가 나머지 3사와 행동을 같이 하기로 입장을 바꿨죠.
그럼 중계를 중단한 것은 누가 어떻게 잘못한 것으로 보아야 할까요? 노출된 팩트만 놓고 보면, 케이블 채널은 현재의 조건과 가격은 중계를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손해가 난다고 판단하여 중계를 포기한 것이고, 에이클라는 가장 유력한 고객과의 협상에 실패한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고객 확보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위에서 말한 담합에 휘둘리고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현재 케이블 채널이나 에이클라에서 중계 중단의 장기화에 대비한다는 것은 단순히 가격 협상을 위해 튕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합니다. 만약 몇몇 네티즌들의 주장따라 '100억원의 매출이 있었다는데 14억이 아깝냐!'는 말이 사실이라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기 위해 4사의 담합이 흐트러지며 어느 하나 배신하고 나와 계약을 했을 겁니다.(실제 과거 스포츠 중계를 놓고 방송사 간의 사전 합의가 깨진 적은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잘 버티는 것은 실제로 돈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케이블 채널은 야구 팬들 보다 수익을 먼저 생각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어찌되었든지 그 야구팬들이 스포츠 채널의 주요 시청자들일테니), 에이클라와 KBO는 무리하게 협상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들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IPTV라는 새로운 미디어는 거스르기 어려운 대세라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IPTV에 대한 판매의 권한은 KBO와 그 대행사인 에이클라에 있는 것이 명확합니다.(물론 에이클라와 계약을 하고 말고의 권리는 방송사에 있습니다만) 따라서 IPTV에 대한 재판매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봅니다. 다만 IPTV 재판매가 충분한 수익을 낼 것으로 보이는 만큼, 스포츠 채널의 중계 능력의 전문성을 인정해 더티피드에 대한 보상으로 중계권료에 대한 부분은 에이클라가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KBO는 에이클라의 입지를 좁힌다는 이유로 중재를 포기할 것이 아니라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손해를 보는 것은 에이클라이고 만약에 에이클라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어려워진다면 다음 번 중계권 계약에서는 분명히 가격이 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빠른 타결로 TV에서 다시 프로야구 중계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P.S. 짤방으로 사진을 몇 장 올리려고 인터넷 검색에서 사진을 찾았는데 저작권이 민감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사안인지라 저작권 문제가 있지 않을까 걱정이네요. 혹시 문제가 된다면 사진은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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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4/22 02:12 | etc. | 트랙백(2)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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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좋은게 스포츠케이블과 파트너를 형성하는거지만 조건이 안맞으면 다른 방법도 구할수 있다고 봅니다.
그 다른 방법이란게 자체 제작후 스포츠케이블말고 다른 채널방송에서의 중계, IPTV 로의 재판매, 인터넷포탈로의 판매,인터넷동영상사이트로의 판매,등등 다양한 채널을 통한 수익창출로 가는거죠.
개인적으로는 좀 엉성하더라도 후자쪽이 수익을 낸다면 후자로의 방법도 찬성하는거구요.
하지만 말씀하신 부분이 성립하려면 과거 프로축구 중계 건을 봐도 알 수 있지만
X-sports는 물론 다른 방송사들도 진작에 중계를 포기했어야 앞뒤가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도리어 방송 3사는 KBO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서라도 어떻게든 이번 사태를 끝내고 싶어하는 눈치고
다른 체널이나 외주 업체, IP TV 등에 따로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이런저런 압력을 넣는 중이지요.
이와 정반대로 KBO 측은 관망, 에이클라 쪽은 강수를 쓰며 배짱을 부리는 상황이고요.
(여론이 상당히 유리하다는 것도 KBO와 에이클라가 이런 스탠스를 취할 수 있는 배경일 것 같고요)
여기서 또 한 가지 상기해야 할 건 해외 스포츠와 국내 스포츠는 방영시간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유일하게 겹치는 게 이승엽 경기인데 SBS를 제외하면 모두 그 외의 다른 컨텐츠가 없는 상태고
케이블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시청률이 일반적으로 1.5% ~ 2.5 %인데, 케이블에서 2% 정도의 시청률이면
동시간대에 다른 케이블 체널과 시청률 비교를 하면 사실상 투니버스와 이승엽 경기 외에는 경쟁 상대가 없을 정도입니다.
여기서 광고주들에게 매력이 없다는 말은 '공중파'와 'EPL' 등의 켄텐츠에 비해서 매력이 없다는 거지
프로야구 중계 컨텐츠 자체가 매력없다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계륵 같은 느낌이랄까요? 포기하자니 아깝고... 남 주기도 아깝고... 내가 먹자니 부담되고...
게다가 과거 압력을 넣어서 몇 번씩이나 국내 스포츠 중계권 후려치기에 성공한 적 있는 방송사들로서는
이러다 보면 KBO가 알아서 항복할 거라고 여기는 중일 테고요.
뭐, 애당초 항상 우위에서 협상을 진행했던 방송사들로서는 이번 사태가 내심 당혹스럽지 않을까 싶습니다.
현재로서는 자체 제작이라는 초강수까지 등장한 상태라 말 그대로 시한폭탄이 터지기 직전.
후발주자이자 쭉 프로야구 중계에 IP TV로서는 도리어 케이블 쪽이 완전히 발을 빼면
본격적으로 이쪽으로 손을 내밀 가능성이 무척 높아 보입니다.
올초 즈음에 방송업체와 영상 요금 협상에 나선 적이 있는데,
방송사 측이 너무 어이없는 금액을 제시해서 포기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IP TV는 계속 이쪽에 관심을 포기하지 못하는 눈치고요.
여하튼 어느쪽이든 -_-)~ 꽤나 흥미로운 전개가 나올 거라 생각합니다.
(--; 그건 그렇고 트랙백으로 할 걸 그랬나요? 댓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계륵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은데, 프로야구 중계가 같는 상징성이랄까... 이런 것 때문에 중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긴 한데, 현 조건에서 중계를 하기에는 분명히 출혈이 좀 있을 것으로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미 모기업인 공중파 방송사들은 제작비 절감을 천명하고 실제로 봄개편에서 이런 목표가 반영됐죠. 그런 와중에 자기업인 케이블 채널들도 제작비를 줄이면 줄였지 늘릴 수는 없는 입장이고, 광고 수주가 눈에 띄게 줄고 있는데 스스로 판단하기에 광고 수주에 도움이 더 되는 해외 컨텐츠에 더 비중을 높이려고 생각하니 국내 프로야구에는 가능한 돈을 쓰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작비는 작년과 다를 것이 없으니 중계권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고, 거기다 IPTV와의 복잡한 문제도 얽혀 있고...
그리고 현 스포츠 채널 이외의 제작사들이 제대로 중계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케이블 채널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제작비 중 초기 투자비와 내부 직원 비용을 빼고도 1500만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보는데 모두 외주로 돌리려면 2000만원은 훨씬 넘겠죠. 그 정도 제작비에 중계권료면 다른 채널도 손해 보고 들어가는 장사라고 생각할 것이고, 출혈이 나더라도 감수할 곳은 IPTV 밖에 없는데, 여기서 스포츠 채널을 새로 런칭하려면 생각보다 몫돈이 들어가는 일인지라...
언제까지 WBC 재탕으로 버틸 수는 없고, 봄~가을 시즌 중계컨텐츠는 프로야구밖에 없는 상황이죠. 축구는 경기수가 적고. 버티면 버틸수록 스포츠 채널쪽이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같습니다.
그리고 야구 중계가 돈되는 장사가 맞느냐 아니냐는 회사마다 사정이 다를 수 있는데, SBS 같은 경우에는 이미 이승엽 경기로 광고 판매를 충분히 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굳이 프로야구 중계에 적극적일 이유가 별로 없을 것이고, KBS N은 워낙 방송 제작에 큰 돈 안들이던 방송사라 (해외에서 큰 거 사온 것도 없죠) 하면 좋고, 안해도 그리 나쁠 거 없다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문제는 MBC ESPN과 Xsports인데, MBC ESPN은 이번에 이승엽 경기 포기하고 프로야구에 올인한 입장인지라(K-zone이라는 엄청난 투자도 감행했죠. MBC가 제작팀의 입김이 쎄서 수익성 보다는 방송의 질에 더 올인하는게 아닐까 싶군요.) 중계 전면 포기는 힘들고, Xsports는 대주주인 CJ가 스폰서를 맡은데다가, 다른 킬러 컨텐츠도 없기 때문에 방송을 하고자 하는 의욕이 더 강할 것 같습니다.
이 4 방송사 사이의 관계, 그리고 SO들과의 관계(SO는 IPTV 재판매를 반대하고 있고 스포츠 채널 4사가 모든 SO에 편성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SO에서 편성이 많이 되서 시청 가구수를 많이 확보해야 송출료도 더 받고 광고 수주에도 유리하죠) 등등이 중계권료, IPTV 재판매 등등으로 얽혀 있어서 협상의 난재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케이블 채널의 수익 변화는 광고 수주인데 광고는 전체적인 편성이 얼마나 알차게 되어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킬러 컨텐츠가 광고주에게 더 어필한다는 점, 그리고 전체적인 축소 경영 분위기에서 제작비의 압박이 강하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에이클라에 비해 더 속이 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케이블 채널의 가장 큰 압박은 바로 여론이겠죠.
사족으로, 일반 스포츠 채널에 비하여 골프 채널이 훨씬 광고 수주가 잘 된다고 합니다. 솔직히 골프 채널 시청률이 프로야구보다 높지는 않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광고주 회사의 사장님들이 대부분 골프 채널을 많이 시청한다는 점이죠. 매일 보는 채널에서 자사 광고가 안 나온다면, 홍보 관계자들이 사장실로 불려가겠죠? 단순히 시청자들의 사랑과 시청률만으로 돌아가는 판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