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병원2 1화

재난 발생! Code black?

시연회 도중 재난 상황이 발생합니다. 방송에서는 '코드 블랙'이라고 나오죠. 병원 내에서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방송 내용은 병원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표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표준안도 여러가지죠. 예를 들어 세브란스 병원JCI(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 인증을 받으면서 도입한 표준안에서 재난 상황(disaster plan activation)을 뜻하는 코드는 '코드 그린(code green)'입니다. 이 안에서는 '코드 블랙'은 기상재해(severe weather)를 뜻하죠. 미국 군병원들에서는 '코드 블랙'이 대량 사상자 발생(mass casualty)을 뜻하는데 아마 촬영 장소가 강남성모병원이기 때문에 강남성모병원에서 사용하는 원내 코드도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참고로 심정지(cardiac arrest)를 알리는 방송은 '코드 블루(code blue)'이고 대부분의 병원에서 똑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병원내 응급 코드(hospital emergency code)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시면 Wikipedia를 참조하세요.

전신 3도 화상 환자를 정맥로를 확보하고 산소 투여하고 소생 구역으로 옮기라고 지시합니다. 재난 상황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환자 분류(triage)입니다. 재난은 의료 수요가 쓸 수 있는 의료 자원을 크게 초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최대한 많은 환자를 살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즉, 환자 분류에서 소생이 어렵거나 소생을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환자는 expectant(보류 내지는 관망이라고 번역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로 분류하여 통증 조절 등의 최소한의 치료만 하면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이러한 실수는 다음 장면에서도 이어지는데 응급의학과 교수(도지원)가 CPR을 하면서 환자를 응급실 안으로 옮깁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미 심정지가 발생한 환자는 소생 가능성이 극히 낮기 때문에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따로 구역을 정해 사망자들을 옮겨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 응급의학과 교과서에 expectant 예로 나오는 환자가 바로 95% 이상 화상과 심정지 환자네요)

결국 expectant 환자에 신경 다 쓰고 난 다음 중증도 분류를 하라고 지시합니다. 하지만 중증도 분류는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오기 전에 응급실 앞에 분류 구역을 만들어서 시행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환자에게 빨간 딱지를 붙이는데, 보통 색으로 중증도 분류를 할 때 빨간 색은 가장 우선의 중증도를 갖는 환자입니다. 즉, 즉각적인 응급 처치를 통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환자죠. 그 다음으로 당장 생명이 위독하지는 않지만 의학적인 처치가 필요한 환자는 노란색, 지연시켜도 괜찮은 환자는 녹색이 됩니다. 이미 사망했거나 expectant로 분류되면 검은색을 붙입니다.

상처 봉합 장면이죠. 병원에서 촬영을 하면 꼭 나오는 장면 중 하나지만, 사실 재난 상황에서 단순 창상을 바로 봉합하는 것도 역시 적절한 치료가 아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소독만 하면 상처는 아물게 되어 있고 문제가 되는 것은 미용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굳이 지혈도 되고 생명과 관계 없는 창상 치료에 의료 자원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결국 우리 나라의 열악한 재난 준비 상황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지럽게 정리 되지 않고 들어오는 구급차들부터 시작해서 환자가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 연락도 오지 않고, 재난 발생을 뉴스를 보고 확인해야 하는 상황들... 그나마 의사들 중에서는 재난에 대한 교육이나 연구에 신경을 쓰는 의사들이 응급의학과 의사들인데,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이런 상황에서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동질감을 느껴서 그런 건지... ^^; 재난 준비(disaster preparedness)에 대해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만큼 따로 기회가 되면 포스팅하겠습니다.

중심정맥을 오른쪽? 왼쪽?

이해가 안가는 부분인데... 중심정맥삽관은 흉부 손상이 있으면 손상이 있는 쪽으로 시도합니다. 왜냐하면 시술 중 합병증으로 기흉이 생길 수 있는데 손상 부위가 아닌 쪽으로 시도했다가 합병증이 생기면 양폐가 둘 다 기능을 못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오른쪽으로 시술을 하다가 기흉이 생겼으면 역시 오른쪽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실제로 드라마 내용 상 맨 처음 차태현이 시도한 중심정맥삽관 때문에 긴장성 기흉(tension pneumothorax)가 발생하죠. 만일 김정은 역시 시술 중 기흉을 만들었다면 양측성 기흉이 되는 겁니다. 나중에 컨퍼런스를 하면서 큰 혈관 손상이 있을 수 있어 왼쪽으로 잡아야 한다고 하는데 쇄골하정맥(subclavian vein)은 말 그대로 쇄골 바로 아랜 쪽 즉 첫번째 갈비뼈 위에 있고 상대 정맥(superior vena cava)은 심장 뒤로 들어갑니다. 앞에서 골절된 갈비뼈가 손상을 입히기가 어려울 뿐더러 그런 손상이 있다면 그 때까지 환자 상태가 유지되기가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Epilogue

수술방 장면이나 중심정맥삽관하는 장면 등 세세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재난 상황은 극적인 효과와 드라마 전개를 위한 장치였겠지만, 꼭 제대로 된 재난에 대한 대처가 전혀 없었던 삼풍 사고의 재탕을 보는 것 같네요.(삼풍 사고가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배출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들었습니다만...) 시간도 많은 만큼 드라마 보면서 계속 포스팅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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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n | 2008/11/20 04:26 | Medical Dramas | 트랙백(1) | 덧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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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 at 2008/11/23 23:48

제목 : 종합병원2 1화
드라마가 시작하자마자 정말 많은 것을 보여주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갑자기 생긴 재난상황에서 병원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가를 보여주고 있는데 조금 아쉽게도 도지원 응급의학과 교수님이(?) 약간 평정심을 잃으셨나봅니다. ^^;; 의학적인 것은 조금 어렵다하더라도 의사의 의학드라마 평가 즐겁게 감상해주세요. ^^...more

Commented by Extey at 2008/11/20 11:23
드라마 보는 내내 군대서 배운게 생각나더군요 ^^ (병원 의무병이었습니다.), 보면서 뭔가 살짝 어설프다 라고 느끼긴 했지만 그래도 뭐 전문가라면 영향받을리는 없고, 일반인들이라면 어느정도 분위기는 잘 전해준거 같습니다.

대량환자발생한건 아마 삼풍 백화점을 떠올리는게 맞을겁니다... 촬영 배경이 된 강남 성모병원이 그 당시 주로 환자를 수용했던 병원이기도 하고요 ^^ (그것과 함께 신축한 병원건물 홍보 목적도 꽤 있는거 같더군요 ^^)
Commented by punctual at 2008/11/20 11:51
김정은씨 손에 글러브가 안보이네요?


이런? ^^::
Commented by Hwan at 2008/11/20 12:14
라인 뽑을 때는 안 껴도 됩니다. ^^; 근데 이미 오염된(contaminated) 세트를 그대로 왼쪽으로 옮기던데 그게 문제겠죠.
Commented by punctual at 2008/11/20 14:12
ㅎㅎ 빼는 장면이군요


꽤 신경쓴 파일럿인데 옥에 티가 있네 했는데요 ^^::
Commented by 테리우스 at 2008/11/20 13:57
혹시나 해서 와 봤는데..역시나 뉴하트에 이어 종합병원2도 옥에티 찾기하는구만....앞으로도 계속 올려주길바라며...
(전문의 시험 준비하면서도 했는데...1339에서 못하겠어...^^)

군산에서..테리우스~ (=^.^=)
Commented by Hwan at 2008/11/20 16:00
선생님도 블로그 있으신가요? 이 기회에 하나 만드시죠. 애기 사진도 올리고 ㅋㅋ
Commented by ㅋㅋ at 2008/11/20 14:26
그래도 왼쪽을 찔러 간손상시키지 않은 것만해도 어딘가요? 뉴하트는 시작부터 에러...
Commented by Hwan at 2008/11/20 16:02
디테일한 리얼리티는 뉴하트보다 훨씬 나은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11/20 19:50
오른쪽 하다가 조금만 안돼도 그냥...오른쪽 목으로 옮기는 나쁜 습관...^^;;;(이거 고쳐야 하는데 말이죠)

군 의무대에서 후송 분류에도 보면 중증 위에 기대(그런데 왜 "기대"라고 번역했나 궁금했는데 아마도 expectant를 그냥 "기대하는"이라고 해석해서 기대라 쓴 모양입니다. 말씀대로 관망내지 보류가 나을 거 같지만요)라고 있는데 이건 정말 중상자에게-살 가망이 거의 없는-붙입니다. 전쟁상황이란 게 좀 더 잔인해서(훈련받은 거 기억하시겠죠^^) 후송의 우선 대상자가 "빨리 나아서 다시 전선에 투입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니 말입니다. 별거 아닌 경상이야 당연히 우선순위에서 아래지만 죽기 직전의 중상자보다는 보내면 살릴 수 있는 정도의 중상자가 더 우선적으로 후송되죠.

전문가 입장에서야 상처에서 스며나오는 출혈은 정말 별 것 아니고 일단 환자의 기본 Vital sign유지하는게 우선-Textbook of Critical Care에서도 보면 분명 화상 환자에서 화상부위 치료는 우선대상이 아니다! 라고 못 박고 있고-이지만 방송 입장에서야 "저 철철 피나는 거, 화상상처부터 빨리 치료해야지!"라고 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의학 자문...하시는 분들 힘빠지겠는걸요.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15
사실 시청자들이 보기에 드라마틱한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시청률 면에서 더 좋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의학 자문을 통해 얻은 의견을 어떻게 반영하는지는 결국 작가와 PD의 몫이기 때문에, 리얼리티는 떨어져도 드라마 전개나 장면을 위해 무시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blkbear at 2008/11/20 22:21
ㅋㅋ 형 왜 안올리나 했어요..
어제 1회보면서 왜이리 웃음이 나오던지.. -_-;;

needle thoracotomy장면이 어제의 베스트였던거 같아요..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15
굳이 숫자까지 세면서 그렇게 세게 찌를 필요는 없는데... 사실 조심스럽게 공기가 나오나 확인하면서 찔러야지... ㅋㅋ
Commented by chloe at 2008/11/21 01:49
오 훌륭한 분석글. +_+ 역시 전문가이십니다.

그나저나 종합병원2. 김정은 오버연기가 거북한 것은 저 뿐입니까? ㅜㅜ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15
전 다른 드라마에서도 항상 김정은 연기는 별로 맘에 안들었어요. ^^
Commented by 원우아빠 at 2008/11/21 05:22
ㅋㅋ 형다워요 ㅋ 근데 저 환자 잡아먹은것 같은 입은 뭔가요 ㅋㅋ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15
뭐 환자 보다가 얼굴에 피 튄 거지 뭐...
Commented by NK at 2008/11/21 14:12
뉴하트 이후 오랜만의 메디컬 드라마 포스팅이군요 ㅎㅎㅎ
하지만 여전히 보는 의사들의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민망한 상황연출인지라...
아, 그리고 중간에 무균돼지 받으러 갈때, 앰뷸란스가 세브란스 병원 앞길을 열심히 지나가는
장면이 있는데 [닥터스] 화면 재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ㅎㅎㅎ
앞으로 드라마와 함께 형님의 포스팅도 잘 보겠습니다. ㅎㅎㅎ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05
앰블런스에 로고가 보이더라고 ㅋㅋ
Commented by ssoo at 2008/11/21 15:07
ㅎㅎㅎ 오빠 시간도 많은데 아예 함 대본을 써보지 그래요.
내과에서 황당한 story 들 많이 제공해 줄 수 있으이..ㅎㅎ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13
원래 옆에서 잔소리하는 것이 훨씬 쉬운 편이지. 내 생각에 그런 거 하실 능력 있는 분은 따로 계신 것 같은데... ^^
Commented by 미루 at 2008/11/21 19:26
안녕하세요 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3년전에 의학드라마의 옥의티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한적이 있었는데요...
어쩌다 보니 이제는 드라마 자문을 하게 되었네요..
종합병원은 의학드라마라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대본작업에서 중심정맥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요
사실 설정은 차태현이 중심정맥삽관을 하지만 혈관에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오른쪽 혈흉에 집어넣은 것이죠.. 그러니까 가이드와이어가 잘 안들어간거구요..
힘으로 넣다 보니까 폐가 손상받아 기흉이 생긴 걸로 했습니다.

사실 드라마 자문을 직접 해보면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말도 많고 문제도 많은 드라마지만 좋은 충고 많이 해주시구요.

앞으로도 잘 읽겠습니다.
Commented by Hwan at 2008/11/21 20:12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설정인데, 저라면 잘못 들어갔더라도 글에서 밝혔듯이 굳이 왼쪽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차라리 internal jugular나 supraclavicular로 try를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왼쪽으로 바꿀 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지막 컨퍼런스 장면에서 왼쪽으로 바꾸는 것이 무조건 잘한 것이라는 식으로 결론이 나는 것 같길래 짚어 봤습니다.

예전에 세브란스병원에서 닥터스 찍을 때 자막 오류가 하도 많아서 작가하고 PD한테 편집해서 자막 입히기 전에 꼭 한 번 보여달라고 했는데, 방송 일정에 쫓기다 보니 거의 불가능하더군요. 드라마도 100% 사전 제작이 아닌 시간도 부족하고, 예산도 부족하고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의학 자문이 완벽하려면 한두명의 의료진이 아닌 여러 분야의 의사들을 팀으로 묶어서 자문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응급실 장면이야 응급의학과 의사가 자문하면 여러가지로 살필 수 있겠지만, 수술방 장면에서는 어짜피 모르는 것이 많거든요.

앞으로도 열심히 보고 '옥에 티' 찾아 보겠습니다. ^^;
Commented by 메디컬홀릭 at 2008/11/21 19:30
진짜.. 멋지세요+ㅁ+
그레이 아나토미나 하우스 의룡 하얀거탑등등.. 의학드라마를 보아오면서..가끔 블로그가 아닌 인터넷 블로그 기사에서 글을 눈팅해가긴 했는데..
매번 느끼는거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이렇게 잼나면서.. 깔끔하고.. 머리 안아프게 모니터 해주기 쉽지 않을것 같거든요..ㅎ
오늘도 정말 잘보고 갑니다..
오늘은.. 매번 눈팅에 .. 항상 잘 보고 있었다는 감사인사 남깁니다..ㅎ ㅔ ㅎ ㅔ
앞으로도 쭈욱~ 부탁드려요..ㅎㅎㄹ
Commented by 박성용 at 2008/11/23 00:49
전공분야로서, central line에 대한 얘기는 뭔지 대체 이해가 안 가서.. 야유회때 staff 선생님들을 비롯 여러 전문의에게 물어봤으나 그게 뭐냐는 식의 반응.. hemothorax를 puncture한거면 guidewire가 더 잘들어가야되요. 형말대로 어디를 잡던지, 오른쪽의 것을 빼던지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라 우선 라인부터 확보하는게 우선이겠지요. (경험상 저정도의 환자면 femoral 하나하고 subclavian이나 jugular 정도의 조합으로 최소 2개 이상은 잡고 시작해야할꺼 같은데..)

그리고 결정적으로, subclavian 등의 large vessel이 injury 를 받을 정도면 abdominal distension이 오기 전에 환자는 이미 arrest가 났을 겁니다.. 수술하다 subclavian vein만 터져도 눈에서 보는 앞에서 arrest나는 판인데..
Commented by Hwan at 2008/11/23 00:54
I agree. 사실 우리가 쓰는 central line이 volume loading에는 그렇게까지 효과적이지는 않다고 한다. 들어가는 시간당 볼륨은 카테타 직경의 제곱에 비례하지만 반대로 카테타 길이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15cm 이상 들어가는 센트럴라인은 볼륨 로딩에 안 좋고, 순수 볼륨을 위해서라면 RIC(Rapid Infusion Catheter)같이 gauge가 아닌 Fr.로 직경을 재면서 손가락보다 짧은 카테타를 쓰는 편이 더 좋은 듯. 경험상 Level 1 같은 고속 주입기와 RIC의 조합은 volume 문제의 환자의 resuscitation에는 확실히 효과적인데 문제는 BP가 오르면 피가 새는데서 더욱 더 콸콸 샌다는 거...

그리고 hemoperitoneum이 있을 때는 배 안의 vessel 손상 가능성이 있어서 femoral loading은 심장까지 가지 못하고 배로 새는 양이 많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diaphragm 위의 line을 선호한다고 하더군.
Commented by 미루 at 2008/11/24 12:35
Central line에 대해서 논란이 많네요.. 그래도 자문한 입장에서 변명을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군의관이 아니라 시간도 없는데 종합병원2에 대한 좋은 지적글을 써주고 계셔서 저도 허락하신다면 여기에 답을 달까 합니다. 이 장면때문에 1부 대본이 완성되는데 문제가 많기는 했습니다.
대본을 쓸 때 의학적 상황을 설정하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이 먼저 정해지고 의학적 상황을 끼워 맞추는 상황이 많아 간혹 억지가 들어갑니다.

사실 설정은 바쁜 응급상황에서 차태현이 복부 출혈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게 되고
도지원이 이를 확인해 주고 치료를 하려고 하자 다른 중환이 생겨 차태현에게 central line을 잡게 합니다.
응급실에서 인턴이 이런 시술도 하느냐고 할까봐 어떻게든 바쁜 상황을 만들다 보니 대량참사가 일어났구요
또 1회라 보여줄 것이 있어야 했구요.. 도지원이나 다른 고년차를 어떻게든 바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도지원이 다른 중환이 생기자 가버리죠...
그래서 일개 인턴이 central line을 잡을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고년차의 감독도 없이요....

처음에는 subclavian을 잡다가 실패해서 김정은이 internal jugular를 잡는 것으로 하려고 했습니다.
사실 차태현이 internal jugular를 잡았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수도 있죠..
기흉의 확률도 적으니까요..
하여간 차태현이 실수를 해야 했고 환자가 나빠져야 했고 김정은 나타나 살려야 했습니다.

위에서 시킨대로만 해본 차태현이 불안해서 나가는 똑똑한 현우에게 물어보지만 현우는 아무거나 상관없다고 가버리죠...
사실 이환자는 상관이 없는게 아닌데요.

차태현이 잡는 subclavian은 드라마에서 표현했듯이 guide wire가 잘 안들어갑니다. 처음에 피는 나왔는데요
제가 생각하기로는 상부늑골의 골절이 있으면서 출혈이 발생하여 (대량 출혈은 아니구요) 하필이면 차태현이 찌른 바늘이 고여있는 피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차태현이 아무리 guidewire를 밀어넣어도 잘 들어가지 않구요
그렇다고 동맥의 손상에 의한 대량혈흉상태는 아닌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지적하신대로 환자가 살아있기 힘들겠죠...

김정은은 이 사실을 다 알았든 몰랐든
그냥 의사가 밉고 의사의 위선을 깨부시고 싶고 의과대학 공부하고 인턴해보니 의사 할만하다고 자신감이 붙어있고
이왕이면 변호사 하기 전에 외과의사도 한번 해보고 나가자는 제가 보기에는 참 발칙한 생각을 가진 위험한 의사죠..
차태현이 실수한 것을 봅니다. 힘들게 센트랄을 잡았지만 플루이드도 안 들어가고 갈비뼈 골절도 있고 그래서 라인을 옮깁니다.

그런데 internal jugular가 아니라 왼쪽이 된 이유는 김정은도 실수를 한 측면이 있죠..
internal jugular를 잡는게 더 좋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런 내용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어려워 보이구요...
그런데 드라마를 찍다보면 visual이 중요하고 일반인이 과연 subclavian과 internal jugular를 구분지어 생각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제기가 있었구요..
일반인 입장에서 오른쪽 왼쪽이 더 이해하기 쉽기도 합니다. 잘못된 의학지식을 전달한다고 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저도 인턴때 파견을 나가 이런 실수를 한적이 많이 있었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여간 차태현의 line잡는 과정에서 기흉이 생겨서 치료를 하게되죠.
기흉을 진단하는 장면이 간단히 넘어가기는 했지만 청진을 통해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폐음이 들렸는데 나중엔 안들리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혈압도 떨어지구요..
김정은이 주사기를 꽂는 장면이 너무 과장되어서 저도 부담스럽기는 합니다.

이런상황을 만든 이유는 면접과정 때문입니다. 답이 없는 상황에 대해 각자 어떤 입장인지 들어보고 차태현은 뭔가 아닌것 같은데 말은 못하고.. 똑똑한 류진이 바로 잡아주는 말을 하게 되어 있는데 저는 사실 정답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모르는 인턴들이 서로 잘났다고 싸우는 모습이면 족하다고 보니까요... 차태현은 내공이 딸려서 대들 수는 없고
류진이 그럼 왼쪽에 라인을 잡은 것은 잘한 치료인지? interbal jugular를 잡았어야 하지 않았는지? 한마디 하면 더 좋았을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외부의사가 아무리 응급상황이라고 해도 진료를 하는 것이 옳았는지를 따지는 게 일반인이 보기에 이해가 쉬울 것 같았습니다.

보통 현실은 교수들이 정리를 해주지만 초짜 의사들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나 봅니다.
김정은은 자기가 한 치료가 옳았다고 환자를 살렸다고 좋아하고 있지만 이런 의사가 위험하죠.. 앞으로 사고도 많이 치구요..
이 드라마의 성공은 이런 김정은을 어떻게 좋은 의사로 만들어 내느냐가 관건인데 쉽지는 않습니다.
병원내 권력투쟁 없이, 연애관계를 부각하지 않고, 카리스마 강한 의사가 나와 시청자를 휘어 잡지도 않는 드라마를 만들려다 보니 쉽지가 않아 보입니다.

이런 상황은 앞으로 다른 의학드라마가 제작될 때 많이 필요합니다.
혹시 좋은 아이디어 있으면 알려주세요...
혹시 종합병원 3가 제작이 된다면 또 필요하거든요.






Commented by Hwan at 2008/11/24 14:10
역시 고민이 많으셨군요. ^^; 사실 흠을 잡아 지적하자면 끝이 없는 것이라 언급을 안 했지만, 제가 수련받은 병원은 수술방에 어짜피 들어갈 환자들은 수술방에서 induction 직후 마취과에서 central line을 넣기도 합니다. 재난 상황에서 인력이 부족하다면 당장 central이 없으면 환자가 죽는 상황이 아니라면 일단 수술방에 올려서 마취과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더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차태현이 멍청해 보이게 나오지만, subclavian insertion의 술기 자체를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인턴이고 guide wire를 남겨 놓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잘했다고 하고 싶네요. ^^ 미국 드라마 ER에 보면 실습 학생이 무모하게 subclavian을 시행하다가 guide wire를 뽑지 않는 실수를 하는 장면이 나오죠. 사실 드라마에서 central line 잡는 장면이 나올 때 '이런 진부한 실수를 써먹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굳이 procedure를 도입하지 말고 환자가 multiple rib Fx.가 있고 갑자기 BP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차태현은 hypovolemia만 생각하고 peripheral line 하나 더 잡고 fluid loading만 하려고 할 때 김정은이 환자의 숨쉴 때 가슴 모습과 jugular vein을 눈으로 본 뒤 tension이라고 판단한 뒤 needlo thoracostomy를 시행해서 vital을 잡는 장면이 무리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 더 드라마틱하다면 tamponade가 걸린 환자에게 김정은이 pericardiocentesis를 하는 장면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건 정말 수퍼 인턴이라도 어려울 듯 하네요.

그리고 의학적인 오류를 피하는 것과 일반인이 이해하기 쉬운 장면을 만드는 것과 두 가치가 충돌할 때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정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의학 드라마 뿐 아니라 전문 분야를 다루는 드라마들에서는 항상 고민스러운 판단일 수 있는데, 그 두 가치를 조화시키는 일이 대본부터 자문, 촬영까지 드라마 제작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드라마는 제작 역량을 언급하기에 앞서 제작 환경이 열악하다고 알고 있으니 분명히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많을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갤러리에 쓰신 글에서 여러 다른 과 의사들에게 의견을 구해서 종합적으로 장면을 만들어내신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알기로 내과 선생님으로 아는데 외과가 내용의 중심이고, 외상 환자들도 많이 등장하는 드라마에서 분명히 어려우신 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종합병원2에도 많은 의사들이 자문을 하겠지만, 한 장면에 대해 작가와 여러 자문진이 모여서 토의하고 문제점을 생각해 보고 하는 과정을 기대하는 것은 역시나 우리 나라 제작 환경에서는 무리겠죠? 더군다나 다들 바쁠텐데...

미루님의 댓글 덕분에 저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제 포스팅이 더욱 더 가치를 발하게 된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자유 at 2008/11/25 00:42
대박 포스팅이네요. :) 본문도 좋지만, 아래 달려있는 댓글 보고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의학자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더 좋은 드라마가 되길 바라겠습니다. :)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11/25 09:06
하나 더...작가가 의사의 말을 들으려하느냐 아니면 그냥 자기 설정에 대충 맞는 것만 골라서(본인 생각은 취사선택, 자문 입장에서는 무댓뽀) 스토리 전개할 생각만 하느냐 하는 것도 얼마나 드라마를 사실적으로 만드느냐를 결정하겠죠.

각 장면 자체의 묘사보다도 배경 줄거리에서 의학적 지식이 요구될 때 오히려 고증맞추기가 더 쉽지 않을까 합니다. 예전 아침 드라마(역시나 내용은 불륜...)중에 내용상 주인공및 등장인물들의 갈등에 중요한 모티브가 되는 게 바로 아이의 질환-다른 것도 아니고 Biliary atresia...헉!-이어서 제 친구가 상당한 자문을 해줬는데 사이사이의 급박한 갈등을 유발하는 상황-예를 든다면 아이의 갑작스런 variceal bleeding이라든가 이식문제등등-에서 작가 자신이 자문을 구하고 자신의 설정이 너무 안 맞는다 싶으면 고쳐나갔거든요. 뭐, 그래도 내용상 마음에 안드는 것도 많았지만^^;;;
Commented by Hwan at 2008/11/25 12:23
저나 제 주변에서도 작가나 작가 지망생들이 어떠어떠한 상황을 주고 이런 상황에 맞는 질병은 뭐가 있냐는 질문을 받은 적들이 있는데 종종 정말 뜬금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험들을 보면서 앞으로 '의학 자문'이라는 것에 내 이름을 거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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