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3일
[옥에티] 뉴하트 제 3화
대선 때문에 이번 주는 에피소드 한 개만 방송하는군요. SBS는 꿋꿋하게 드라마 방송하던 거 같던데... ^^ 이번 주 에피소드에는 환자 진료하는 장면이 지난 두 회 보다 적어서 지적할 내용이 적더군요.
중환자실의 심실세동(ventricular fibrillation)
새로운 1년차 2명을 데리고 수술방에 들어갔던 4년차가 중환자실 방송을 듣고 중환자실로 달려가니 환자가 심실 세동으로 심정지가 발생하여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습니다. 항상 그렇지만 심폐소생술 장면은 언제나 너무 엉성합니다.

도착하자마자의 장면은 제세동(defibrillation)을 하고 있는 장면입니다. 지난 번에도 지적했던 내용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제세동이 에너지를 올려가며 하지 않습니다. 즉 biphasic은 기계에 따라 120-200J, monophasic은 360J로 1회 실시하고 심박이 돌아왔는지 확인하지 않고 우선 2분 간의 흉부 압박을 한 뒤 다시 심전도를 확인하면서 약물 투여, 제세동 재실시를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제세동 하자 마자 에너지 올리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잠깐의 흉부 압박만 하고 제세동을 계속 합니다. 하지만 더 잘못된 부분은 방송이 나온지 꽤 시간이 지났고 이미 제세동 한 번은 분명히 실시했는데 기도 삽관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겁니다. 심폐정지를 확인하면 우선 기본 심폐 소생술을 실시하면서 심전도를 확인하여 제세동 여부를 결정하고 제세동을 한 번 실시하거나 제세동이 필요 없으면 심폐소생술을 계속하면서 우선 기도 삽관을 하고 인공 호흡을 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기도 삽관은 커녕 bag-valve mask를 통한 인공 호흡조차 시키고 있지 않죠.

하지만 그래도 지난 번하고 달라진 것은 모니터의 모양이 정확하게 심실 세동의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는 거죠. 동맥혈압(aretrial pressure)나 phlebogram도 마찬가지로 심정지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중환자실에서 환자가 심정지가 발생하자 "흉부외과 선생님, 중환자실로 와 주세요"라고 방송이 나옵니다. 실제 병원에서는 어떻게 할까요? 물론 정답은 병원마다 다 다르다입니다. ^^ 방송을 따로 안 하는 병원도 있고, 방송을 해도 병원마다 멘트가 다 다른데, "XX 병동 XX과 어레스트(또는 심정지)"라고 방송하는 경우도 있고 "광희 X호"라는 식으로 번호로 미리 약속한 코드를 방송하기도 합니다. (광희는 드라마 내에서의 병원 이름인 거 아시죠?) 하지만 미국에서는 대부분 응급 방송은 색깔로 미리 약속된 표준 코드가 있고 심정지는 "code blue"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세브란스 병원도 "XX 병동 code blue"라고 방송을 하죠. 보통 이런 방송이 나오면 주치의 과의 전공의들 뿐 아니라 미리 약속된 심정지팀(code blue team)이 바로 가동되어 움직입니다.
심방세동(atrial fibrillation)? 심실세동?

이번에도 빼도 박도 못하는 확실한 옥에 티입니다. 분명히 앞에서 심실 세동으로 환자가 심정지가 발생해서 심폐 소생술을 했습니다. 그런데 환자가 자살 시도를 한 후 우리의 배대로 선생은 '심방 세동'으로 심폐 소생술을 했다고 합니다. 심방 세동과 심실 세동은 완전히 다릅니다. 심방 세동은 부정맥으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긴 하지만 그 자체가 심박동이 멈추지는 않습니다. 내과적으로 치료를 하면 되는 거죠. 하지만 심실 세동은 심장이 박동을 멈출 수 밖에 없는 심정지의 심전도 소견 중 하나입니다.
대동맥장관루? 대동맥정맥루?

이번에도 빼도 박도 못하는 자막 오류입니다. 내용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고, 영어가 틀렸습니다. 대동맥장관루는 aortointestinal fistula나 aortoenteric fistula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자막에 나온 aortovenous fistula는 대동맥정맥루이죠. 말 그대로 대동맥에 상처가 나고 아무는 과정에서 장과 연결이 되어 피가 장으로 새면 대동맥장관루 주변의 정맥과 연결이 되어 동맥에서 정맥으로 바로 피가 흐르면 대동맥정맥루라고 합니다. 뒤에서도 똑같이 잘못된 자막이 한 번 더 나오죠.
과연 CT는 그렇게 함부로(?) 찍으면 안 되나?

CT 찍자고 김태준 교수한테 이야기하다가 혼나는 장면입니다. 의학적인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그렇게 CT를 아껴야 할까요? 대동맥 박리(aortic dissection)이나 대동맥장관루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가능성이 있다면 그 가능성을 먼저 배제해야겠죠. 그런데 이런 질병들은 임상적인 소견이나 간단한 검사로 배제하기가 어렵고 CT가 가장 효과적인 검사입니다. 심각하지 않은 병이라면 좀더 지켜본다거나 다른 검사를 먼저 할 수도 있지만 그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CT를 찍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임상에서 꼭 잊지 말고 생각해야 할 질병들은 가능성이 낮더라도 심각한 질병과, 심각하지 않더라도 흔한 질병입니다. 이 경우는 바로 전자에 해당하죠. 제가 응급의학과라서 심각한 경우를 먼저 생각하는지 몰라도 대부분의 병원 스탭이라면 아마 방어 진료를 위해서라도 검사를 하자고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야기 전개를 위해서는 자존심 강한 스탭이 검사를 하지 말자고 하고 지성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진행해야겠죠.
3 화 끝
진료 장면이 적으면 제가 지적할 내용도 적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드라마 전체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생각보다 흉부외과 1년차들이 시간이 많아 보인다는 점입니다. 도서관에서 책도 많이 보고 진단방사선과 스탭을 찾아고 과외도 받고(이것도 말도 안되는 설정이긴 합니다만... 의학적인 것은 아닌지라...), 새벽부터 일어나 드레싱하고 수술방 들어갔다가 나오고 신환 받고 오더 내고 밀린 차트 쓰고 하다보면 틈만 나면 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제대로일텐데요. ^^;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죠.
# by | 2007/12/23 03:07 | Medical Dramas | 트랙백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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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한 3화의 가장 큰 오류중 하나는.....
대동맥장관루라는 설정 자체가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aortic dissection (대동맥 박리) 로 대동맥 장관루가 생긴다.... 이건 말이 맞지 않고.....
abdominal aortic aneurysm (대동맥류) 가 있다가 bowel wall을 irritation시켜 rupture 되었다는 얘기인데....
이거... 빈도 엄청 낮습니다... 전 한번도 보질 못했었고.... 복부 촉진해보면 aneurysm 만져질 껀데 말입니다...
그리고 만약 실지로 이런 식으로 터졌다면.....
급사 해야하는 게 당연한 건데.... 이걸 갖고 맞니 아니니 왈가왈부하는 게 이해 안되더군요.....
뭐... 드라마한 억지 설정 이해하는 건 뭐... 시청자로서의 도리겠죠.... 후훗....
오빠도 이글루하고 계셨군요..
링크 신고하고 갑니다~
열공하셈~
-40th 슌-
chest tube squeezing 하는 게 엉망이더군요... 후훗...
3화에서도 지성이 두손비벼가며 손씻어요ㅠㅠㅠ엉엉.
세브란스가 배타적이라는 소문은 뭐 전혀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겠습니다. 이른바 빅4라고 하는 병원 중에서 가장 본교 출신들로만 꾸려나가는 병원이니까요. 지금도 레지던트 선발에 본교 출신을 아무래도 선호하고 교수는 대부분 본교 출신인 것은 변함이 없긴 하지만 타 병원에 비해 그렇게 대 놓고 배타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군요. 인턴 TO가 늘고 졸업생이 줄면서 인턴들도 타 대학 출신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고, 레지던트들도 마찬가지로 타 대학 출신들이 많아지고 있고요.... 아무래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재밌다...물론 산부인과 전문의로써 무슨 소리인지 감이 잘 안온다는 것이 문제이지만 말야....ㅋㅋ
그나저나 공부 열심히 해야지....요즘 전문의 셤은 가끔 어렵게 나오기도 하던데..^^
(간절한 나의 새해 소망... -_-;;;)
역시.. 의사는 존경받을만큼 힘들고 어렵고 전문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ㅎㅎ
병원장이나.. 민영기 선생같은 분들이 없어야 할텐데 말이죠..ㅠㅠ
다음편들도 기대됩니다 ㅎㅎ 여유 되실때 꼭 분석(?) 해주세요. 너무 재밌게 읽었어요!!ㅎㅎ
그럼 오늘도 수고하셔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