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의료 소외 계층 by Hwan

아프지 않고 오래 살겠다는 것은 기본적인 욕구일터이다. 식욕이나 성욕, 수면에 대한 욕구는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쉽게 충족될 수 있다. 3,000원짜리 자장면을 먹으나 300,000원짜리 일정식을 먹으나 배 부른 것은 같고, 의국 침대에서 자나 10,000,000원짜리 스위트룸에서 자나 충분히 자기만 하면 더 이상 졸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의 건강을 위한 의료에서 만큼은 그렇지 않다. 즉, 새로 나온 좋은 약은 비쌀 수 밖에 없고 비싼 약을 먹은 사람이 더 큰 효능을 보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더 편하고 좋은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결과의 차이가 나타난다.

결국, 사람의 욕구는 다른 사람의 식사에 비해 내 식사의 질이 떨어지는 것 보다 다른 사람의 의료 서비스에 비해 내가 받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것에 더 민감하다. 특히 건강의 심각한 위협을 받는 사람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만 중병이 되면 가장 유명한 서울의 대형 대학 병원을 찾아가고, 가능하면 최대한 좋은 치료를 받기 위해 돈을 더 쓰고, 여유만 된다면 치료를 위해 외국을 찾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미국의 의료 시스템은 이러한 특징이 자본주의와 가장 절묘하게 결합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즉, 의료 서비스에 대한 무한한 수요가 공급의 가격을 지속적으로 올리게 된 것이다. 최고급 요리나 숙박은 소수의 부유층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최신의 고가 약제나 치료는 중산층이라도 충분히 아프기만 하면 누구든지 소비하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에서 최대한 소비를 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고 이러한 환자들은 이른바 의료소외계층이 되고 만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료서비스의 가격이 올라갈수록 이러한 의료소외계층은 늘어나고 현재 미국의 당면 과제 중 하나가 되어 버린 것이다.

물론 여기서 얻어지는 엄청난 수익이 또 다른 수익을 위해 투자되고 많은 의학의 발전이 미국의 자본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긍정적인 결과도 있다. 유수의 다국적 회사들이 신약 개발로 가장 큰 수익을 얻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또한 우수한 논문과 치료법들이 나오는 것들은 이러한 미국 자본의 후원을 받는 미국 소재 대학들이다. 하지만, 이런 성과들은 수 많은 의료소외계층을 양산하고 그들의 희생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생각은 피할 수 없다.

우리 나라는 반대로 의료 서비스의 가격이 상당히 낮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아니라 공급가격을 건강보험을 통해 국가에서 통제하기 때문이다. 내가 의사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서비스의 질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시스템이 의료소외계층을 상당히 줄여 주고 복지 향상의 일조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환자는 많지 않다. 한국의 의사들은 환자들이 알아주지도, 제대로 가치를 평가 받지도 못하고 있다.

Trackback to 미국에서 충수돌기염(맹장염)의 파열 - 의료보험과 상관관계


덧글

  • 양깡 2007/11/29 22:06 # 삭제 답글

    좋은 글을 닥블에 등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부 열심히 하십시요~!
  • Hwan 2007/11/29 23:42 # 답글

    별 내용도 없는 글에 관심 갖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나저나 공부가 잘 되야 할텐데요... ^^
  • 고수민 2007/11/30 09:45 # 삭제 답글

    우리나라 의료의 수준이 높은 것은 분명히 사실입니다. 미국의 다양한 병원에서 일해본 결과 우리나라 의사의 수준이 나으면 나았지 못할것은 없습니다. 문제는 그것을 support해주는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은 멀었습니다. 아니 이런 보험 체재에서는 흉내내기도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닥블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Loki 2008/02/06 01:50 # 답글

    의료 서비스는 단순한 수요 공급의 관점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미국에서 의료분야 관련 많은 의견들과 논의가 이루어지는 부분이 아닐런지요. 기본적인 생존권인 의료서비스도 최소한의 수준에서 받지 못해 정말로 비참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국에 많다는 것을 여기 구급차를 타면서 알게되었습니다. 시장 논리에 의한 정당한 서비스의 제공은 동의하지만, 그런 논리에서 제외되는 것은 소중한 생명과 삶 이기 때문에 시장 논리의 단순한 적용은 더 민감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좋은점과 단점을 잘 살펴서 보다 나은 의료 서비스 체계가 수립되길 바래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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